건대 번화가를 조금 벗어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파스타집.
찾아가기도 힘들고 실내도 좁다. 테이블은 두 개 뿐이고 주방 앞에 너댓명 앉을 수 있는 바가 있다.
가만 보면 포장마차 같다. 쉐프와 손님이 지나치게 가깝다.
그러나 그 구조야말로 내가 소년상회를 좋아하는 이유다.
소년상회의 시작은 포장마차였다.
포장마차에서 파스타를 팔며 소주와 맥주를 내놓아 한때 '파스타 파는 포장마차'로 명성을 떨쳤다.
이제는 단속 걱정, 비바람 걱정 없는 아늑한 보금자리를 찾게 됐지만 그 분주함은 여전하다.
허기를 달래주는 탱글탱글한 파스타도 여전하고,
소년의 얼굴로 열혈청년의 에너지를 마구 내뿜는 쉐프도 여전하다.
여기서 처음 맛 본 쏘리에(소주+페리에)는 '유레카!'를 외칠 정도로 입에 착 붙었다.
소주의 쓴 맛은 희석시켜주고, 칼로리는 하나도 보태지 않으면서, 이튿날의 불청객인 숙취도 몰아냈다.
처음 간 날은 저녁 7시 쯤 도착해서 새벽까지 수다를 떨었다.
간간히 쉐프와도 얘기를 나누고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몸도 흔들었다.
결국 문 닫는 새벽 3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소년상회를 다시 찾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후였다.
반 년만이었나. 메뉴는 바뀌었지만 가게는 그대로였다.
쉐프는 헤어스타일만 조금 바뀌었을 뿐 여전히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다.
놀라운 건, 그가 나를 알아보았다는 것이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메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반 년 전의 나를 정확하게 기억해 냈다.
내가 왔던 시기, 앉아있던 자리, 그날 나눴던 대화까지도 말이다.
아쉽게도 그날의 대화는 그게 끝이었다.
시간이 없어 파스타와 스튜를 급하게 먹고 나서야만 했다.
조만간 맛있는 와인을 들고 다시 오리라 마음 먹었다.
유난히 밤이 긴 날이면 꼭 생각난다.
누군가 정성스레 차려 주는 밥 한 그릇 말이다.
그 밥상에 곁들일 맥주 혹은 와인 한잔만 있으면
인생이 아무리 고되어도 잠시나마 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혹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에게도 심야식당이 필요하다.
울적한 기분과 출출한 속을 달래 줄 수 있는, 혼자라도 괜찮은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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